교회건축이야기
교회건축 과정과 현장 속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읽어보세요.
교회가 없어진답니다
몇 해 전에 마을에 이상한 소문이 퍼진 적이 있습니다. 다름 아니라 고사리 교회가 곧 없어질 것이라는 얘기였습니다. 소문의 진원지가 누구인지 얼핏 알 수 있었는데, 중요한 것은 그것이 사실인가 아닌가하는 점이었습니다. 마을 사람들끼리는 벌써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눈치였고, 그래서 좀 안됐지만 어쩔 수 없지 않은가 하는 얘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는 어디 교회가 세워지고 없어지는 것이 사람의 뜻에 달렸나 했답니다. 그래서 우선 성도들에게 안심을 시켜줄 필요가 있었습니다. 안그래도 어려운 교회, 약한 교회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던 차에 교회가 없어진다는 얘기가 사람들 입에서 입으로 퍼지고 있는 것이 저들의 마음을 무척이나 아프게 했었나 봅니다. 예배에 참석하는 그들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지고 미소가 있다한들 다소 씁쓸하고 불안한 표정을 하고 제게 묻는 것조차 조심조심하는 눈치였습니다.
그래서 그 내막을 가장 잘 알고 있는 분을 찾아뵈었습니다. 어디서 누구에게 그런 말씀을 들었는지 알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대화를 나눈 후에 그런 얘기가 누구에게서 나온 것인지 확인하고, 저는 사실 여부를 확인해서 교인들에게 알려주고 대책이라도 세워야할 것 같으면 그래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 고사리교회 전경
만년 미자립교회
그런 얘기는 언제든 나올 법하였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교회는 땅도 없고 건물도 없는 교회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예배를 드릴 공간이야 있지만, 땅도 건물도 교회의 소유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고사리 교회는 처음 개척할 당시,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20여년 전에 고인이 되신 김옥길 선생님의 뜻에 의해 지금 이곳 괴산군 연풍면 원풍리 20-3번지에 학생들을 가르치던 후학들의 공부방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일명 ‘다락방 공부모임’으로 출발한 것이지요. 당시 학생들은 이 마을에 있던 아이들(당시엔 50명 가까운 아이들이 있었답니다)에게 공부도 가르쳐 주었지만 신앙 교육도 함께 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목회자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고, 그들의 요청에 의해 이곳에 초임자로 당시 박성용 전도사님이 오게 되어, 1985년 8월1일에 기독교 대한 감리회에 소속된 교회로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교회는 김동길 선생님의 소유로 계속 유지되어 왔습니다. 내심 김동길 선생님께서 우리 교회를 감리교회 재단에 기증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기도 했지만, 선생님 입장에서라면 소위 ‘만년 미자립 교회’인 고사리 교회를 선뜻 재단에 편입해 준다는 것은 내키지 않는 일임에는 틀림없을 것입니다. 마을이 20여 가구밖에 되지 않는 작은 마을이어서 자립에의 가능성은 더더욱 희박할 뿐만 아니라, 그동안 전임 목사님들의 열정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마치 그것이 사실임을 입증이라도 하듯이 교회의 성장은 눈에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언제나 아직 아닌 것 같다는 변명과도 같은 말 밖에는 달리 할 말이 없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비전없는 교회, 초임 전도사들이 잠시 머물다 가는 그저 그런 교회... 우리 교회로써는 이런 표현을 벗어날 길이 없었던 것입니다.
이런 고질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교회 전반적인 환경이 교회의 자립에 걸림돌이 되었다는 점에서 틀림없었고, 그런 교회이기 때문에 제아무리 뜻있는 분들이라 해도 교회를 선뜻 나서서 도와주고 싶은 마음은 없었을 것입니다. 젊은 목회자가 어려운 교회에서 목회하고 있다는 일명 ‘측은지심’惻隱之心은 가능했을지 몰라도, 교회의 가능성과 비전으로 인해 ‘기화가거’奇貨可居를 품기란 어려웠던 것이 사실입니다.
교회가 없어진다는 소문.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김동길 선생님댁에 연락을 취하고 만나 뵙기로 하였습니다. 그러니까 그것이 2002년 봄 쯤 된 일이군요. 당시 선생님은 출타 중이셨기에 동생이신 김호경 선생님을 뵈었습니다. 그리고 고사리 교회 성도들의 염려하는 마음을 전해드렸습니다. 그리고 어떤 이유에서 그런 얘기가 나오게 된 것인지 조심스레 여쭤 보았습니다. 제 얘기를 들으신 선생님은 저와 우리 교회 성도님들의 마음을 위로하시면서, 그럴 일은 절대로 있지 않을 것이라고 대답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런 얘기가 왜 그렇게 잘못 퍼진 것인지 말씀해 주셨고, 그런 과정에 있어서 실수 한 사람을 조심시키겠다고 대답해 주셨습니다.

▲ 주방 
▲ 사택으로 쓰고 있는 방
돌아오는 길에서
마음이 기뻤습니다. 일단 교회가 없어진다는 소문에 대한 진상을 속 시원히 듣게 된 것이어서 기뻤고,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더욱 기뻤습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사실 목회자가 어느 교회에서 목회를 하고 있다는 것은 반대로 그곳에서 언제 떠날지 모른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 역시 고사리 교회를 섬기다가 하나님의 부르심으로 언제 어떤 새로운 임지를 만나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었기에, 제가 있는 동안 어떻게 교회를 섬겨야할까 하는 마음으로 이런 저런 고민이 들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불현듯 교회 건축을 해야 하는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회가 제 땅이 아니니, 제 건물이 아니니 이런 근거 없는 소문도 도는구나 싶었습니다. 이로 인해 저와 성도들이 당하는 마음고생은 이루 말할 수 없는 노릇이었으니까요. 이미 교회로 쓰고 있는 건물은 30년이 지난 노쇠한 건물이어서, 예배당 바닥에서 나는 소리도 심상치 않으며, 부엌에서는 물이 새는 일이 비일비재하여 손을 대는 것도 무모할 지경이랍니다. 또한 현재 교회 건물은 구조상 목회자가 장기적으로 목회할 공간은 되지 않습니다. 사택과 예배당이 분리되지 않은 공간, 그리고 무엇보다도 방 한 칸에서 네 식구가 함께 산다는 것이 당장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전에 성심을 다하셨던 전임 목사님들도 교회를 피치 못하게 떠날 수밖에 없었던 까닭이었습니다.
그래서 버스 안에서 교회 건축을 놓고 기도하였습니다.
주님, 저를 이 교회로 보내신 것이 이를 위함입니까?
주님이 저를 이 일에 사용하실 것입니까?
어디까지 입니까?
제가 목적을 두고자 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루실 일이 무엇이든, 그 일에 사용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묻고 기도하였습니다. 앞으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이 일로 인해 하나님께 구체적으로 묻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을 것입니다. 하나님과의 소통이 원활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두고 내게로 오시는 길에 걸림돌이 될 것들을 제거해야할 것입니다. 그리고 내 귀를 열어 놓아야 할 것입니다. 오시면 편히 앉아 말씀 주실 의자 하나 마련해두고서 말입니다.
2005년 4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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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태일 / 고사리교회 | 1896 | 2007-10-0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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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헌금, 강요? 강제? 2002년 가을부터 교회 건축을 위해서 건축헌금을 작정하였습니다. 건축헌금을 드리기로 결정한 것은 모든 성도들이 건축에의 필요성을 공감할 수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작은 교회들은 늘 패배의식에 젖어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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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태일 / 고사리교회 | 1806 | 2007-10-0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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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단지보? 일년 경상비가 천만원도 되지 않는 교회가 건축을 준비한다는 것. 그것은 흔히 계란으로 바위를 친다는 말처럼 무모하기도 하고 또는 해변에서 모래알을 찾는다는 것처럼 모호하기 짝이 없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정말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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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 교회가 없어진다고 합니다. [2] | ||
| 임태일 / 고사리교회 | 1623 | 2007-10-0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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