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 교회
Crystal Cathedral (Garden Grove Community Church)
Philip Johnson, Garden Grove, California, 1980


미국 캘리포니아의 가든 그로브에 위치한 이 유리로 만든 교회당은 "능력의 시간"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수백만명의 시청자들로부터 주목을 받았던 TV 복음주의자인 로버트 슐러(Robert H, Schuller) 목사의 후원에 의해 이루어졌다.

그는 이 교회당의 설계를 20세기 현대건축의 대표적인 건축가 중 한 사람인 필립 존슨(Philip Johnson)에게 의뢰하였고 그 후 이 두 사람은 건축주와 건축가로서 6년간의 긴 협동작업을 통해 이 작품을 완성하였다.

천8백만 달러에 이르는 건축기금은 수많은 네트워크 예배자들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그 중에서 슐러 목사 자신의 교회 회중만도 10,000명이나 되었다.

처음부터 슐러 목사는 외부세계를 포용할 수 있고 영감을 주며 정신을 고양시킬 수 있는 교회당을 건축하기를 원했다. 따라서 그는 건축가가 제안한 유리지붕을 발전시켜 가능한 한 투명한 교회를 만들도록 강력히 희망하였다.

이러한 희망에 따라 디자인 된 거대한 예배당의 외피는 벽과 천장 모두가 금속제의 하얀 입체트러스에 의해 지지되는 10,000장이 넘는 판유리로 구성되었다. 따라서 예배당 내부의 벽과 천장은 파이프에 의해 정사면체를 이루는 기하학적 단위들이 무한히 반복됨으로써 통일성을 유지하며 동시에 개방성을 가진 예배공간이 된다.

실버 코팅을 한 이 반사유리는 내부온도가 외부온도를 초과하지 않도록 빛을 차단하여 태양광선 중 단 8%만 투과시킨다. 또한 예배당 내부의 냉방은 자연환기적 방법으로 이루어진다. 즉, 벽에 설치된 전동장치를 부착한 창으로 밖의 공기를 끌어들이고 내부의 더운 공기는 지붕을 통해 뽑아낸다.

최근 우리나라의 신축되는 교회당의 예배실에서 영상설비를 위해 가급적 창을 두지 않고 조명과 환기를 인공적인 방법으로 하는 것이 마치 정답인 것처럼 인식되고 있는데, 에너지가 점점 심각한 문제로 제기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자연 환기 및 자연 채광 방식은 결코 구시대의 낡은 방식이 아닌, 오히려 미래의 건축에서 우리가 추구해야할 중요한 건축적 개념이 되어야 할 것이다.

예배당의 평면은 옆으로 긴 별 모양으로, 좌우의 장축의 길이는 약 125m에 이르고, 전후의 단축의 길이는 그 절반인 약 62.5m로서, 회중들을 성소에 더 강력하게 집중시키기 위하여 라틴 크로스(Latin Cross)의 평면형식을 변형시켜 만들었으며 3,000명의 회중을 수용할 수 있다.

평면의 구성은 주 출입구 맞은편 삼각형부분에 성가대와 강단으로 이루어진 성소를 두고, 그 앞의 아래층에는 주 회중석을, 그리고 성소를 제외한 3면의 삼각형 부분은 1층 레벨을 피로티로 만들어 출입구들을 두고 그 상부 2층에 계단식의 회중석을 두었다. 이 발코니형의 회중석으로 인해 비록 예배실의 천장높이가 최고 약 39m까지 솟아오르는 거대한 공간이지만 놀라울 정도로 친밀한 느낌을 준다.

아래층 회중석에는 주 출입구로부터 성소에 이르기까지 예배실 공간의 중심축을 따라 넓은 중앙 통로를 내고 그 좌우에 병렬로 회중석을 배치하였다. 중앙 통로에는 중심축을 따라 12사도들을 상징하는 12개의 분수를 일렬로 설치하였는데, 이 분수들은 예배를 시작할 때 입당 행진의 음악과 함께 작동하기 시작하여 목사가 말하기 시작할 때 작동을 멈추어 예배의 극적인 효과를 연출한다.

이러한 연극적인 제스추어는 강단과 외부 주차장을 시각적으로 연결한 거대한 유리문에서도 나타난다. 예배가 시작되면 강단의 한쪽 벽에 있는 이 문들이 리모트 콘트롤에 의해 열리면서 예배실 밖 주차장의 자동차 안에서 라디오를 통해 예배에 참여하는 사람들과 시각적인 교통이 이루어질 수 있게 하고, 설교자와 인사를 나눌 수 있게 해준다.

예배당 평면의 3 모서리에 둔 출입구들은 예배전후의 많은 회중들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며, 특히 3방향의 출구는 회중들이 예배를 마친 후 짧은 시간동안에 예배실 밖으로 나올 수 있게 해 준다. 또한 이러한 출입구 방식은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예배실에서 유사시 신속한 대피를 위해서도 매우 유용하며, 출입구 밖의 넓은 피로티는 우천시에 혼잡을 피하게 해준다. 이러한 고려는 우리나라의 대형 교회에서 흔히 예배실을 2층 이상의 레벨에 두어 출입을 단지 2개의 계단에 의존함으로써 유사시 그 많은 회중들의 안전하고 신속한 대피가 매우 우려되는 것과 비교된다. 

평면의 주 출입구 반대편의 넓은 모서리에는 설치한 강단은 예배공간 속에서 그 재료와 단의 넓이와 높이 그리고 거대한 파이프 오르간으로 인하여 매우 화려하고 웅장하다. 단의 바닥과 벽은 회중석과 구별되도록 장미 빛의 화강암으로 치장하였고, 넓이는 1,000명의 찬양대를 수용할 만큼 넓다.

이 교회당 건물과 구 예배당(Richard Neutra 1959년 작품임) 및 종탑(Dion Neutra의 1967년 작품임) 사이에는 넓은 마당이 있어 교인들의 교제에 유용하게 쓰이며, 이 옛 건물들의 모습이 유리벽에 반사되어 교회에 활기를 불어넣어 준다.

이 교회당 건축에 대한 건축가 필립 존슨의 원래의 개념은 1990년에 종탑과 채플(the Mary Hood Chapel)을 완성함으로써 실현되었다. 이 탑은 지상 86.7m의 높이까지 솟아오르는데, 내부의 구조틀을 강관으로 만들고 그 위에 표면 광택을 낸 88개의 가느다란 삼각형 스테인레스관들을 수직으로 붙였다. 따라서 탑의 모습은 높낮이를 조절한 프리즘형태의 세장한 수직선들이 역동적으로 집합된 형태가 되어, 중세 고딕성당 첨탑의 스파이어를 연상케 하며 또한 햇빛의 방향과 색깔에 의해 다양한 이미지를 연출한다.

탑 밑 중앙에는 작은 채플을 두었다. 이 채플은 원에 가까운 12각형의 평면 위에 몇 가지 색깔의 대리석 기둥들이 반복되어 벽을 이루고 그 위에 반구의 돔이 얹혀져 있는 형태로 그 모습은 상부의 탑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절제되어 있다. 또한 그 돔의 완만한 곡면은 위로부터 내려오는 프리즘들의 뾰쭉한 끝의 힘을 부드럽게 받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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