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교회- 터스키지 채플(Tuskegee Chap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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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 정면

‘빛’을 주제로 하여 설계된 또 하나의 채플이 1969년에 미국 알라바마주의 터스키지 대학(Tuskegee Institute, Alabama) 캠퍼스 안에 건축되었다. 대학 당국자들은 1957년 화재로 소실된 구 예배당 대신에 새로운 예배당을 건축하기로 하고 이 채플의 설계를 당대에 세계적인 건축가 중 한사람이었던 폴 루돌프(Paul Rudolph)에게 의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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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 전경

그는 여러 개의 꺽은 직선들을 비 대칭적으로 교묘하게 결합하여 이 채플의 형태와 공간의 기본을 이루는 배치와 평면을 만들어냈다. 꺽은 부분은 입구와 계단, 준비실 등으로 활용되었다. 이렇게 이루어진 평면의 구성은 형태와 공간에 그대로 반영되어 매우 역동적인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먼저, 밝고 부드러운 색깔의 붉은 벽돌로 이루진 채플의 모습은 주변의 숲과 대조를 이루면서 캠퍼스 안에서 하나의 오브제가 된다. 채플의 형태는 꺽인 벽돌 면들이 상승하여 전면 입구의 계단에서 정점을 이루며, 그 위에 걸쳐진 거대한 처마는 깊은 공간을 창출하여 채플의 입구를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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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배당 내부 전경

예배실 내부의 벽도 같은 벽돌로 이루어졌다. 이 벽들은 단순하고 견고하며 힘이 있어 예배실 내부공간을 외부세계로부터 단절시키지만 이 위에 덮힌 목재 천장과 함께 예배실 공간분위기를 매우 부드럽고 친근하게 만들어 준다.

예배실의 공간은 강단을 향한 집중성을 강조하고 있다. 양측 벽은 전면 강단을 향해 좁혀들고, 천장은 가로방향으로 세장한 목재루버들이 끝없이 반복되어 강단에 이른다. 그리고 그 강단에 하나의 오브제로서 설교단이 초점을 이룬다.

예배실의 천장은 양측 벽과 일정한 거리를 떼어 그 위에 천창을 설치함으로써, 루버를 통해 유입되는 자연광이 벽에 수많은 빛줄기들을 쏟아낸다. 그리하여 예배실의 공간은 천장의 루버들과 벽에 비친 빛줄기들이 연결되면서, 강단을 향해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듯한 공간을 연출한다. 지난번에 소개한 M.I.T 대학 채플에서는 빛을 원형의 천창을 통해 제단 위로 집중시킴으로써 제단 중심의 예배공간을 만든데 반해, 이 채플의 빛은 회중석으로부터 강단까지 반복적으로 연속되어 강단을 향해 나아가는 예배 공간을 만들었다. 이러한 예배공간구성의 차이는, 하나님께 나아가는 통로로서의 예배공간을 강조했던 바실리카 양식의 교회당과 세상의 중심으로서 하늘과 수직으로 이어지는 중앙 집중형의 예배공간을 강조했던 비잔틴 양식의 교회당으로 대별되는 중세 유럽성당의 2가지 유형을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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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단과 성가대석

성가대는 강단 뒤쪽에 약간 오른쪽으로 비켜 독립된 공간에 두었다. 이는 유명한 터스키 대학 성가대를 위해 가장 이상적인 음향조건을 제공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이런 성가대의 위치는 예배에서 음악의 중요성을 특별히 강조하는 교회에서 자주 채택되는 방법이기도 하다.

예배실의 디자인에서 돋보이는 또 하나의 요소는 설교단이다. 강단의 한쪽에 비켜 설치된 설교단은 비록 장소적 중심에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 독립된 캔티레버 구조와 상부의 붉은 색 반사판 그리고 배후의 성가대석의 특별한 구성으로 인하여 공간의 초점을 이룬다. 이 설교단도 채플의 내, 외장 재료와 동일한 벽돌을 사용하여 디자인되었다. 즉, 이 채플은 외부로부터 예배실 내부와 설교단에 이르기까지 동일한 재료, 색깔, 질감 그리고 디자인의 수법을 사용함으로써 하나의 통일된 건축을 이루었다. 따라서 이 채플 건축의 모든 것들은 하나의 목적과 하나의 이미지 즉, 하나님을 깨닫게 하고 그를 예배하기 위한 형태와 공간을 창출하기 위해여 의도되었음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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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면도

우리의 교회들 대부분에서 볼 수 있듯이 건축의 디자인과 전혀 별개로 예배실의 성구들이 서양의 고전 건축적 장식을 가진 것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즉, 건축은 그 전체의 형태와 공간 구성으로부터 인테리어 디자인과 가구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수법에 의해 통일성을 가져야 함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좋은 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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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교단과 캐노피

설교단 위를 덮고 있는 붉은 색의 캐노피(canopy)는 음향 반사판으로서의 기능적 역할과 함께 설교단이 예배 공간 전체의 시각적 초점이 되도록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이 채플은 예배 외에도 대학의 다양한 집회를 위해 사용되도록 하여 대학의 공동체성을 높이는 일을 도와주도록 의도되었다. 특히 채플 앞 넓은 잔디밭에서 펼쳐질 대규모 야외 집회를 위하여 높은 천장을 가진 채플의 입구부분을 강단이 되도록 하였고 이를 위해 입구부분의 바닥레벨을 전면 잔디밭보다 약간 들어 올리고 여기에 벽돌로 디자인한 또 하나의 설교단을 만들었다.

이러한 의도는 방법은 다르지만 지난번에 소개한 프랑스의 롱샹 교회당에서도 있었다. 이러한 예배당의 다 목적성은 오늘날 지역사회에 열리기를 원하는 한국교회에도 좋은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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